가끔 집에서 먹는 반찬 중에서도
큰 맘 먹고 만들지 않으면
얻어먹기(?) 힘든 것들이 있어요.
김장이나 장 담그는 것도 그렇지만,
여러번 손을 거쳐서 만들어야 하는 장아찌들도
그런 반찬들 중에 하나인데요.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만드는 방법이 정말 간단한 반찬 하나 알려드릴게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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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엄마께서 말씀을 하셨는데요.
엄마 옆에 꼭 붙어서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 저도
가끔 번역기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집밥 리얼스토리] 마흔두번째 이야기
시골밥상 밑반찬 된장 고추장아찌/된장 고추박이
-청양꼬치가 좋은 게 어디 있을 낀데...
-담에 장에 다시 함 가보지 뭐~
반찬으로 만들 멸치를 손질하면서
엄마와 언니가 나누는 대화에요.
-청양고추는 뭐하게?
-꼬치 딘장에 장아찌한 거, 그기 먹고 싶어가 안카나
-된장 무치는 거 말고?
-그기랑 맛이 다리다. 내 그기 묵고 시퍼가 내내 생각이 난다.
재료는 딱 두가지!
된장과 청양고추만 있드면 만들 수 있는 고추된장장아찌에요.
간혹 된장고추박이나 고추 된장박이라고 부르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어? 청양고추 샀네? 장에 좋은 게 있었던갑지?
-참하재?
먹고 싶던 반찬을 비로소 만들 수 있게 된 기쁨에
엄마의 표정이 한결 밝습니다.
된장 고추 장아찌에 쓰는 된장는
너무 짜지 않고, 살짝 단맛이 나는 것이면 좋다고 해요.
나중에 고추가 익어서 물이 튀지 않도록 하고
또 고추 안까지 양념이 잘 배도록
고추에 이쑤시개 등을 이용해 구멍을 내서 담기도 하는데요.
엄마는 그냥 담는 게 좋다고 하세요.
씹는 맛이 있어야 좋다고 하시면서요.
-이래 해가 된장을 위에도 잘 덮는기라
두꺼운 종이와 검은 고무줄로 잘 밀봉해서 뚜껑을 덮은 다음
장독대 한쪽에 뒀어요.
-엄마 이거 그럼 언제 먹어요?
-두세달 있어야 먹지
-....그럼 지금 못 먹는 거네? 엄마 잡숩고 싶다 캤는데 우짜지..
-자알 익은 거 기달렸다가 무믄 되지.
두달만에 꺼내본 된장 고추 장아찌에요.
고추가 요렇게 노~오란 빛깔을 띄면 잘 삭은 거라고 하네요.
음..드디어 오늘!
오랜만에 된장 고추 장아찌를 먹어 보겠.......응?
꺼낸 된장 고추 장아찌를 다시 독에 넣으시는 엄마....
-쪼맨참만 더 두따가 설에 꺼내 무야지
....
아아....모친이시여...
기대했던 딸의 바람은 쿨하게 넘겨버리시는군요.
그래서 장독대 맞은 편 고추장 단지 옆에 다시 자리잡은
된장 고추 장아찌에요.
담그는 건 참 쉬운데,
먹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시골 건강반찬!
하지만,
오래 기다리는 만큼 맛있고 두고두고 먹을 수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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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 [집밥 리얼스토리] - [집밥 리얼스토리] 마흔번째 이야기. 새알심 동동~ 시골식 동지팥죽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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