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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기 이야기/이금기 뉴스

125년 된 굴 소스 회사의 비결은…'가족 중심 경영'

125년 된 굴 소스 회사의 비결은…'가족 중심 경영'

입력 : 2013.02.01 10:20 

 

 

 

- 이혜중 이금기 회장 “철저한 가족중심 경영, 하지만 혈육도 회사 입사 위해선 3년 이상 경력 있어야”


- “내 이익을 생각할 때 그것이 남에게 미치도록 하라는 ‘사리급인’(思利及人)의 정신”


“2015년까지 매출 100억 홍콩달러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회사뿐 아니라

우리와 관계가 있는 회사도 적정 수준의 매출과 수익을 달성해야 합니다.

때문에 우리 회사는 관계를 맺는 회사에 가슴 아픈 일을 절대 하지 않을 겁니다. 상생해야죠.”


세계 최대 소스 전문업체인 이금기의 이혜중(李惠中) 회장은 31일 조선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목표와 1888년 시작된 이금기가 125년간 지속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금기는 굴소스 사업을 처음 시작한 4대조(祖) 할아버지인 이금상과

가업이 출범을 의미하는 기(記)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금기는 세계 최대의 소스 전문회사다. 비상장 회사여서 정확한 매출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 돈으로 연간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00여 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이 쏴 올린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9호’에도 소스를 공급했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이금기의 매출은 대부분 소스라는 단일 제품군에서 발생한다. 이금기는 홍콩을 비롯해 중국·미국·말레이시아

현지 공장에서 200여종의 소스 제품을 생산, 세계 곳곳에서 하루 80만병 이상을 판매한다.


소스라는 단일 메뉴로 이런 매출을 올리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국내 최대 식품 회사인 CJ제일제당이 식품을 비롯해 사료동물용 영양제,

의약품 등을 판매해 지난해 7조5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장은 “이금기가 소스라는 단일 품목으로 이 같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은 중국 음식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철학과 내 이익을 생각할 때 그것이 남에게 미치도록 하라는

‘사리급인’(思利及人)의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금기는 또 맞춤형 제품을 생산, 소비자층을 다양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 상품인 굴 소스도 이슬람교도를 위한 특화 제품, 전통을 충실한 유태교 신자가 먹을 수 있는 제품 등

맞춤형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김치찌개에 사용할 수 있는

소스를 개발하는 등 굴 소스를 이용한 다양한 조리법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금기가 125년간 지속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은 가족 중심의 독톡한 경영문화, 엄격한 품질관리,

그리고  창의적인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금기의 대표 소스인 ‘굴 소스’도 창업주가  굴을 조리다 우연히 발견한 기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킨 결과물이다. 

현재도 기존 굴 소스를 품질과 맛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장은 “중화요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굴 소스는 이금상 할아버지가 굴 소스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작은 식당에서

굴즙을 졸이다가 우연하게 걸쭉한 갈색의 소스를 만들게 된 것이 기원이고 현재 중국 청정 바닷가에서 2~3년간 자란 굴을 엄선해

굴 소스 공장으로 보내 농축한다”며 “원재료의 품질은 기준이 까다로운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독일에서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이금기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은 냉정하면서도 철저한 가족경영이다. 이 회장은 “가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이고

창업주의 혈육으로 구성된 가족 위원회(FC)가 최고 의사결정기구”라며 “하지만 혈육이라도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다른 회사나 기관에서 최소 3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회사가 영속되기 위해서는 가족이 일단 영속돼야 하기 때문에 가족 간 화목을 위해 식구가 모두 모여

식사를 즐긴다”며 “지난 125년도 칭찬할만하지만, 앞으로 인류가 존재하는 한 이금기 소스를 공급하는 회사로 남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홍콩=박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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