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는 몸에 이롭다 카는 건 왜 안물라카노!
이롭다 카는 걸 무봤어야지~
어린시절의 어느 즈음엔가
밥상에 앉으면 저런 대화가 일상처럼 흘렀던 것 같아요.
유달리 야채를 좋아하고
고기나 생선은 잘 먹지도 않으면서, 밥은 좋아라하는..
편식이 심해 걱정이 담긴 잔소리를 듣곤 했거든요.
특별히 질풍노도 같은 시절이 없었다고
저에 대해 말씀하시는 엄마지만,
편식에 대해선 아직까지도 할 말이 많으시거든요.
엄마!
와?
난 풀이 좋다
그카다 토깨이 될라꼬.
엄마 딸인데 토깨이 되면 안되지~
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참..
야채를 좋아해서 즐겨 먹으면서도 잘 먹지 않았던 것 중 하나가 오이였는데요.
이건 또 와?
그냥
오이가 몸에 을마나 이로븐데.
엄마...그래서 내가 오이가 싫은가봐
등짝 스메싱이 날아오지 않은 것만도 천만다행이지만,
쓰윽~ 쳐다보시는 눈길에
히죽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엄마는 막 야단치시다가도
제가 히죽 웃어버리면
같이 웃어주세요.
물론 '즈기 우짤라 카노' 눈빛은 날아오지만요^^;
[집밥 리얼스토리] 스물다섯번째 이야기
5분이면 완성! 밥도둑 즉석 오이김치
오이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정말 간단해요.
맛있는 오이반찬을 먹고부터는
사랑하는 반찬이 되어버렸거든요ㅎㅎ
(사람 입맛이 참 간사하단 걸 몸소 체험한 듯 해요^^;;;)
금방 버무려낸 오이김치는
아삭한 식감에 구수하면서도 달작지근한 액젓의 맛이 어우러져서 정말 맛있어요.
입맛이 없을 때나
상큼한 무언가가 먹고 싶을 때
환상적인 밑반찬!
즉석오이김치를 소개합니다.
오이김치의 재료는 정말 간단하고
평소에 집에 있는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번거롭지도 않아요.
고추가루가 충분히 불어야 해서
양념장을 제일 먼저 만들어야 하는데요.
맑은 액젓 2숟가락, 고추가루 1숟가락, 청양고추가루 반숟가락, 다진 마늘 반숟가락, 통깨 약간,
거기에 오이와 부추면 끝이에요.
(아빠 숟가락 기준이에요!)
Tip
오이에서 물이 나오기 때문에
양념장은 뻑뻑하게 만드는 것이 좋아요.
엄마가 집에서 쓰시는 액젓은 모두 3가진데요.
육젓과 맑은 액젓, 그리고 달인 젓.
매년 김장을 할 때, 다음해에 사용할 육젓을 한통 더 사는데요.
그걸 1년동안(다음해 김장 때까지) 그대로 삭혔다가
김장할 때 삼베를 깐 소쿠리에 받쳐서 걸러내요.
걸러진 액젓은 따로 담아두고 쓰고,
남은 건더기엔 물을 조금만 더 붓고 끓여서 또 사용합니다.
일반 육젓은 파김치나 부추김치 담글 때 많이 사용하는데요.
맛이 깊어져서 좋지만, 음식의 색이 검어진다는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파나 부추같이 색이 진한 재료를 사용할 때 쓴다고 하세요.
걸러서 맑은 액젓은 깍두기나 무침, 깔끔하게 담을 김치에 사용하구요.
한번 걸러냈기 때문에 짠맛이 덜하고
구수하면서도 약간 달작지근한 맛도 난답니다.
번거롭긴 해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것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 엄마세요.
젓갈 얘기가 너무 길어졌네요~ㅎㅎ
자 그럼 초간단 오이김치 만들기 시작해 볼게요!
집에 늘 있는 재료로
바쁜 아침이나
도시락을 싸야 하는데 마땅한 반찬이 없거나
혹은
손님상을 갑자기 준비해야 할 때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내놓을 수 있는 반찬이에요.
Tip
부추는 살살 버무려 주시는 게 좋아요.
세게 버무리면 풋내가 날 수 있습니다.
집에 있는 자투리 야채를 이용해서 만들어 보세요~
2015/08/25 - [집밥 리얼스토리] - [집밥 리얼스토리] 스물네번째 이야기. 보글보글 구수한 호박잎 된장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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