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때문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렸을 땐 멸치반찬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어요.
특별히 맛있다고 여겨본 적이 없었던 멸치 반찬을 애틋하게(?) 여기게 된 건 한참 후였는데요.
때는 바야흐로....
언니와 같이 중국으로 갈 때였는데,
학교 안에 있는 싼 아파트를 빌려서 지내다 나온 거라
비용도 줄일 겸 가능한 필요한 것들을 집에서 가지고 갈려고 하다보니 짐이 많았어요.
자연스레 많은 짐을 가지고 가기 좋은 배편을 이용하기로 했고
인천항에서 24시간의 여정으로 출발을 했었죠.
그때 언니의 학교 선배란 분이
집밥 생각날 때 먹으라고 밑반찬을 정말 바리바리 싸주셨는데요.
김치부터 마른반찬까지..
아이스박스에 차곡차곡 담긴 반찬들을 보면서 가는 내내 흐뭇해 했었어요.
항에 도착해서 세관을 통과하는데,
공안들이 일일이 짐을 열어보면서 검사를 하더라구요.
마침 제 차례가 돼서
아이스박스를 열어서 보여주는데,
김치랑 다른 밑반찬은 그냥 별말없이 보더니
거기 있는 줄 알았다는 듯이 멸치볶음통을 꺼내는 거에요.
이건 안된다고.
왜?
와이?
어째서?
공안이 그냥 쓰윽~ 웃더니 이건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
조리가 다 된거라서 괜찮지 않냐고 얘길해도
되돌아온 대답은 마찬가지ㅠㅠ
크흡(T^T)
눈물을 머금고 반찬통을 두고 올 수 밖에 없었어요.
다른 반찬들은 모두 무사히 가지고 들어갈 수 있었다는 걸로 위안을 삼긴 했지만요.
나중에 중국인 친구가 해주는 얘기..
중국에서는 멸치를 반찬으로 먹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버린다(?)고.
안먹는 걸 가지고 들어가려고 하니까 그런 거 같다고요.
다른 사람들은 그냥 무사히 통과했었는데..ㅠㅠ
난 멸치반찬을 가지고 들어오게 생겼나보다며 며칠 좀 우울했었어요.
그러다보니...
이상스레 멸치반찬에 없던 애착이 생긴 것 같아요ㅋㅋㅋㅋ
있어도 잘 먹지 않았을 거면서
내내 아쉬워하는~ 이상한 애착이요ㅎㅎ
[집밥 리얼스토리] 스물두번째 이야기
바삭바삭 맛있는 초간단 옛날 밑반찬 멸치무침
옛추억(?)도 떠올려 볼겸
그때랑은 다르지만 간단하게 무쳐서 먹는 멸치반찬을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라고 읽고 해달라고 졸랐어요;;)
고소하면서도 끝맛이 상큼해
여름철 밑반찬으로도 좋고
무엇보다 식구들이 다들 잘 먹거든요.
동영상 보면서 한번 따라해 보세요!
Tip
1. 멸치를 기름없이 달군 팬에 볶으면 비린내를 없애고 고소해져요.
2. 칼칼한 맛이 좋다면 청양고추를 한개정도 더 넣어도 좋아요.
3. 마늘은 너무 많이 넣으면 쓴 맛이 날 수 있어요.
4. 마지막에 식초를 넣는 건 비린내 제거와 끝맛의 상큼함을 주기 위해서!
고추장 멸치무침은 많이들 드시지만 요렇게 간장으로 무침하는 건 또 색다른 맛이에요.
바삭하면서 촉촉한 것이 짭쪼름하고..
청양고추 때문에 끝맛이 칼칼한 듯 한데,
참기름으로 고소하고 식초로 상큼하게 마무리 되는 맛~
레시피는 간단한데 맛 설명이 참 복잡한 거 같네요-_-;;
집밥이 먹고 싶고, 엄마 손맛이 그리울 때
아련하게 떠오르는 밑반찬~
한번 천천히 따라서 만들어 보세요.
2015/08/04 - [집밥 리얼스토리] - [집밥 리얼스토리] 스물한번째 이야기. 여름 나물반찬으로 최고! 비름나물 고추장 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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