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오랜만에 시장에 갔었어요.
장바구니를 털털털 끌고 가면서
엄마와 언니 뒤를 졸졸 따라다녔죠.
-엄마, 이번엔 누구 제사야?
-징조 할매 제사다 아이가.
-아..그럼 오늘 제사 장 다 보는 건가?
-어지간한 건 쪼매씩 사다나꼬, 필요한 거 몇가지만 사야지.
쌀쌀한 날이었지만
둘둘 싸매고 나선 장터는
안본 새 새로운 장꾼들이 많이 늘어서
원래 있던 가게와 함께 제법 북적이는 모습이었어요.
엄마가 고르는 동태를 같이 살펴보고
도시락 반찬에 쓸 미역줄기를 고르는 데 참견 한마디 해보기도 했어요.
장을 다 보고 나서는
어렸을 적부터 있었던 포장마차로 가서 튀김과 따끈한 어묵을 하나씩 먹었답니다.
별로 한 거 없이 시간만 축 낸 것 같지만,
마음이 편안해지고
충전이 되는 것 같은 소소한 시간이었어요.
[집밥 리얼스토리] 마흔다섯째 이야기
향긋한 겨울제철요리 매생이국 끓이는 법
매생이는 추운 겨울철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해요.
그래서 사계절 내내 매생이를 먹으려면
냉동보관을 해서 먹는다고 합니다.
시장에 나간 김에
싱싱한 생굴과 매생이를 사서
따끈한 매생이국을 끓여먹기로 했어요.
시장에서 사온 봉지 굴 속의 싱싱한 생굴이에요.
매듭을 풀어내니
향긋하면서도 짭쪼름한 바다내음이 가득 퍼집니다.
생굴을 씻을 땐
소금물에도 씻어야 하는데요.
그래야 굴의 향과 맛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해요.
소금물에서 살살 씻으면
뿌옇게 물에 섞여 나오는 이물질들이 있는데요.
굴을 건져낸 다음 물은 그냥 버리시면 됩니다.
언뜻 보면 파래 같지만 훨씬 더 부드럽고 가는 매생이.
시장에서 싱상한 것으로 한타래를 샀더니 양이 제법 됩니다.
파래에 비해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겨울철이 아니면 먹기 힘든 음식이라 바로 샀어요.
싱싱한 굴 한봉지에
매생이 한타래까지
넉넉한 양인데도 합해서 만원이 안되는 가격이에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생굴을 넣은 매생이국 만들기
동영상으로 한번 보세요~
매생이는
칼슘과 철분, 무기질, 비타민A, C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어린이 성장 발육 촉진 및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을 예방해준다고 해요.
매생이의 철분 함량은 100g당 43.1mg으로
우유보다 40배정도 많고
칼슘 함량도 우유보다 5배정도 많다고 해요.
또한 매생이는 강알칼리성 식품으로
산성으로 변한 몸을 중화시켜주는 효능이 있어서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체내 노폐물 배출 효능이 뛰어나
피부 대사를 도와줘서 피부 트러블을 줄여주고,
고혈압을 낮추고
위, 간기능을 개선하며, 숙취해소에도 좋다고 해요.
소금물에 씻은 싱싱한 굴은 그냥 넣는 것보다 참기름에 먼저 살짝 볶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요.
-그래야 굴 살이 고대로 통통하게 맛난다
굴의 담백함과 탱글탱글한 식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엄마의 말씀~
여기에 다진 마늘로 향을 더하면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도
비린내 없이 향긋함이 살아있는 매생이국을 먹을 수 있답니다.
미운 사위에게 매생이국을 끓여준다는 말이 있다는데요.
매생이가 원래 성질이 따뜻해서 팔팔 끓여도 김이 많이 나는 편이 아니어서,
마음 놓고 그냥 후루룩 먹었다가는
입천장을 홀라당~ 데일 수 있다고 해요.
-아부지랑 저녁에 먹다가 뜨거버가 혼났다
엄마랑 아빠도 저녁으로 드시다가
데일 뻔 하셨다고~ㅎㅎ
-다음에 굴을 좀더 너코 끄리까?
-한봉지 다 넣었는데 모지라는가?
-더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매생이국을 사이에 두고
진지한 이야기가 오갑니다.
다음엔 매생이랑 굴을 넣고 전을 부쳐보기로 했어요~
시장에서 산 제철재료로 만든 음식.
어떤 보약보다도 좋은 약이라고 하죠~
싼 가격에 차리는 보약같은 밥상!
집에서 한번 만들어 보세요~
2016/01/18 - [요리열전/굴소스 요리] - 쉽고 간단하게 만들어요! 집에서 즐기는 외식분위기 굴소스 오므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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